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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남명(南冥)선생이 그리운 시대

조 순 문학박사, (사)지산학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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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0.06.09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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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순 문학박사, (사)지산학연구소장

 

전하의 나랏일이 이미 잘못되고 나라의 근본이 이미 망하여 하늘의 뜻이 이미 떠나갔고 인심도 이미 떠났습니다. 비유하자면 마치 1백년 된 큰 나무에 벌레가 속을 갉아먹어 진액이 다 말랐는데 회오리 바람과 사나운 비가 언제 닥쳐올지를 전혀 모르는 것과 같이 된 지가 이미 오래입니다. ····· 소관(小官)은 아래에서 히히덕거리면서 주색(酒色)이나 즐기고, 대관(大官)은 위에서 어물거리면서 오직 재물만을 불립니다. …… 자전(慈殿)께서는 생각이 깊으시지만 깊숙한 궁중의 한 과부(寡婦)에 지나지 않으시고, 전하께서는 어리시어 단지 선왕(先王)의 한낱 외로운 후사(後嗣)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러니 천백(千百) 가지의 천재(天災)와 억만(億萬) 갈래의 인심(人心)을 무엇으로 감당해 내며 무엇으로 수습하겠습니까?

 

당시 권력을 좌우했던 왕의 어머니(문정왕후)를 궁중의 과부로, 왕이었던 명종을 고아에 비유하여 온 조정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명종임금은 대노하여 처벌하려고 하였으나 대간들과 여러 신료들의 만류, 선비의 위상, 그리고 언로의 중요성을 인지하여 그만두었다.

 

실천이 수반되지 않는 학문은 배운 바의 의미가 없어

 

위의 상소는 155511월 단성현감 사직소를 올린 조선 중기의 대학자인 남명 조식(南冥 曺植,1501~1572)의 글이다.

 

그는 일평생 관직에 나아가지 않고 처사로 일관된 길을 걸어갔다. 그는 실천이 수반되지 않는 학문은 배운 바의 의미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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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가 잘못 돌아갈 때 최고 지도자가 바른 길을 가지 않을 때 결코 우물쭈물 거리지 않는 것이 선비들이 가장 소중히 여기는 덕목이었다.

  

그는 진퇴에 있어서 분명하게 대응했다. 대장부가 학문을 해서 벼슬길에 나가서는 대업을 이루어야 하며 재야에 있으면 지킨 바가 있어야 한다. 벼슬길에 나가서도 이룬 바가 없고 재야에 있으면서 지킨 바 없다면 학문하는 의미가 없다고 했다.

 

선비(지성인)의 생명은 직언이다. 나라가 잘못 돌아갈 때 최고 지도자가 바른 길을 가지 않을 때 결코 우물쭈물 거리지 않는 것이 선비들이 가장 소중히 여기는 덕목이었다.

 

조선은 유학을 이데올로기로 한 국가로 이론유학의 퇴계 이황, 정교유학의 율곡 이이, 실천유학의 남명 조식, 실학유학의 다산 정약용이 조선의 4대 유학이다. 원래 유학은 현실에 충실한 실천적인 학문이다.

 

권력은 독점하고자 하는 마음영원할 거라는 믿음 속에서 죄 없는 국민들을 앞장세우고 있다

 

그의 문하에는 내암 정인홍, 수우당 최영경, 망우당 곽재우, 한강 정구, 동강 김우옹, 약포 정탁 등 당대를 대표하는 학자, 의병장, 관료 등이 배출되었으며 임진왜란 시 그의 문하에서 50여명의 의병장이 나와서 스승인 남명 선생의 실천적인 학문을 계승하였다.

 

유학이 이 시대, 특히 젊은 세대들에게 고리타분하고 진부하게 인식된 데에는 현실과 유리된 붕당의 다툼으로 조선이 망국의 길로 가는데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예나 지금이나 권력은 독점하고자 하는 마음, 영원할 거라는 믿음, 그 속에서 그들은 죄 없는 국민들을 앞장세우고 있다. 민본정치라는 허울 좋은 사탕발림으로 현혹하지만 그들은 언제나 그들의 이해관계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작금의 정치에서도 서로간의 타협은 없고 살벌한 타도만 자행되고 있다. 하늘을 가릴 수 없듯이 권력은 유한하고 영원한 역사가 그들을 기록할 것이다.

 

  

:: 조 순 문학박사, ()지산학연구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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